• [꿈/이야기] 똑같은건 재미가 없잖아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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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유성
  • 02.11.13 13:25:11
  • 조회: 804
232 위치를 바꾸면 아이디어가 된다.
어느 해 여름 날씨가 푹푹 찌는 날 설악산 토왕성 폭포에 갔다. 정말 성질 같아서는 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 물속에 뛰어들고 싶었다. 나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 시간에 나와 같이 있던 사람들은 다 그런 생각을 했으리라! 산에 가면 어디나 토종닭이니 매운탕이니 먹는 장사만 가득한데 여기다 목욕탕을 하나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폭포에 뛰어들고 싶은 마음을 토왕성 폭포 옆 목욕탕에 뛰어들면서 대리만족을 얻지 않을까? 그러면 돈을 갈퀴로 긁어모을 텐데!
폭포를 보면서 생각을 또 한 바퀴 빙그르르 돌린다. 옛날 이야기 속의 선녀들이 요새 내려온다면 목욕하러 폭포로 가지 않을 거야. 어디로 갈까? 하늘나라에는 없는 쑥탕으로 가지 않을까? 선녀들이 압구정동 목욕탕으로 가서 기름 마사지, 오이 마사지, 꿀 마사지, 안마에 때밀이에 고스톱도 좀 치다가 나온다. 그런데 한 선녀가 곤경에 처했다. 다른 선녀들 차는 다 있는데 이 선녀 차만 키가 없는거야. 다른 선녀는 다 하늘나라로 돌아갔는데 이 선녀만 쩔쩔매다가 마침내 키를 감춘 주차장 관리인이랑 살게 되었다더라… 어쩌고저쩌고.
180도 다른 발상 같아도 토왕성 폭포 옆 목욕탕이나 쑥탕의 선녀들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도시에 있어야 할 목욕탕이 폭포 옆으로 위치를 바꾸고, 선녀들이 내려오는 곳을 산이 아니라 압구정동 쑥탕으로 위치를 바꾼 것이다. 이렇게 위치를 바꾸면 새로운 생각이 된다. 위치를 바꾸어보자. 있어야 할 곳이 아닌 곳에 그 뭔가를 갖다놓아 보자.

233 거꾸로 해도 아이디어가 된다.
장삿속에 투철한 걸로 치면 스페인 마드리드의 식당들을 빼놓을 수 없을 게다. ‘헤밍웨이가 왔다간 집’이라고 커다랗게 간판이 붙어 있는 집이 있다. 그런데 정말 웃기는 건 그 옆집이었다. 그 집과 메뉴도 똑같으면서 ‘헤밍웨이가 왔다가지 않은 집’이라고 붙여놓은 거야. 물론 두 집 다 무지하게 붐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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