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여기는 내 나와바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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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국교차로협의회
  • 02.10.23 09:27:16
  • 조회: 653
■ “여기는 내 나와바리입니다”

인기드라마... ‘응응시대...’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나도 그야말로 열심히 보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그 폐해가 심상치 않은 듯 싶다.
사흘 전이었다. 집으로 오는 길에 햇살이 무척 좋아서 놀이터에 갔다. 그런데 몇명의 꼬마아이를 대동한 6,7세 가량의 꼬마가 나보고 나가라고 하는 것이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
“여기는 내 나와바리입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아니 뭬야? 라고 호통을 쳤는데 옆에 있는 조그만한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
“우리 오야봉의 말을 잠자코 들으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 아니 뭬야? 그러자 그 녀석이 이렇게 말했다.
“아저씨.... 이 종철이가 드리는 마지막 부탁입니다. 동네 꼬마에게 망신당하고 싶지 않으면 나가 주시죠.”
아니 뭬야? 그러자 옆에 9살 정도 되어 보이는 덩치 큰(!?) 녀석이 거칠게 말했다.
“이런 ○○○ 나가라면 나가!” ~럴수 ~럴수 이럴수가...
나는 그냥 놀이터를 빠져나올 수 밖에 없었다. 현기증이 도는 것이 느껴졌다.
그저께는 또 이런 일도 있었다.
길을 가는데 5살 정도 되는 꼬마가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이었다. 자세히 들어보니...
‘바람속을 스쳐가는 정열과 낭만과... 아직도 내겐... 꿈이 있어... 세상속에 남았지... 기다리지 않는...’
허걱스... 등골이 오싹해 지는 것을 느꼈다.
아이는 아이다워야 하는데... 아이의 순진함을 잃어가는 모습이 너무도 안타까웠다. 그만 눈물을 쏟고 말았다. 그러던 중 어제 있었던 일이다.
모처럼 누나에게 전화가 왔다.
집에 온다는 것이었다. 물론 누나의 아들도 같이 온다고 했다. 이제 7살일텐데...
갑자기 일말의 불안감이 엄습해오기 시작했다.
혹시 녀석도!....
아이의 순수함을 잃어가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녀석을 본 순간 안심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삼촌 안녕!”하고 반갑게 인사하는 녀석...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녀석이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이 아닌가? 나는 녀석이 무슨 노래를 부르는지 들어보았다.
휴~ 다행이었다.
햄토리 주제가를 부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너무나 대견스러웠다. 눈물이 맺히는 것을 참았다. 녀석에게 용돈을 주고 싶었다. 너무나 기특해서...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간직하는 모습이 너무나 대견해서...
주머니를 뒤져보니 2000원이 있었다. 작년에 녀석이 여섯살이었을 때 1000의 용돈을 주었는데... 그날은 2000원을 주기로 했다.
“삼촌이 주는 용돈이다. 자! 2000원이다.” 녀석은 감사하게 용돈을 받았다.
그리고 예의바르게 나에게 한마디 하였다.
그 한마디는 나를 어둠의 나락으로 떨어뜨린 말이었다. 녀석은 이렇게 말했다.

“삼촌... 앞으로 세금은 반으로 줄입니다. 1000원은 돌려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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