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똑같은건 재미가 없잖아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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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유성
  • 02.10.14 11:09:35
  • 조회: 791
220 결혼식도 좀 재미있게 해봐

결혼식만큼 남들 하는 대로 따라하는 것도 별로 없다. 그것도 몇 천만원씩 들여서까지 남들하고 똑같이 한다. 게다가 그날의 주인공은 신랑 신부인데, 개회사부터 끝날 때까지 신랑 신부는 한 마디도 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몇 천만원 들여서 주인공이 되서는 한 마디도 못하고 끝나는 거지.

“신랑 신부 하객에게 인사!”

그 다음에 신랑 신부가 우리는 어떻게 해서 만났고, 오늘의 소감은 어떻고, 앞으로 어떻게 살겠다는 이야기 한 마디 정도는 할 수 있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

결혼식에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하객들이 신랑 신부의 뒤통수만 보고 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식이란게 이삼십 분 만에 후딱 끝나 버리니 잘못하면 신랑 신부 얼굴도 제대로 못 본 채 뒤통수만 보고 오는 경우가 생기는 거다. 그러니 성혼선언문이 끝나고 주례사가 시작되면 신랑 신부는 하객들을 향해 돌아서 주는 게 어떨까.

왜냐하면 주례의 이야기는 뻔하고 우리가 주례사를 들으려고 결혼식에 참석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지. 식이 진행되는 동안 뒤통수만 보이는 건 하객들에 대한 예우가 아니다.
어쨌든 결혼식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신랑 신부인데 하객들한테 인사만 꾸벅 할 게 아니라 어떻게 살겠다는 포부를 얘기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얼마 전 SBS의 ‘좋은 세상 만들기’ PD 이동규의 결혼식에서 내가 한번 실험해 봤다. 신랑 신부가 퇴장하기 전에 갑자기 들어가서 둘은 어디서 만났으며, 첫인상은 어땠는지, 프로포즈는 누가 어디서 어떤 말로 했는가와, 주례사를 1분 스피치 해봐라, 신랑을 어떻게 보필할 것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랑더러 노래 하나 하게 했다. 아파트 한 곡조. 그러나 꽝! 하객들도 신랑 신부도 모두 즐거워 했다.

단체사진을 찍을 적에도 사진 꼭 찍으라고 간곡하게 부탁해 놓고서는 사진 한 장 뽑아 주는 사람 못 봤다. 사진 받고 나서 축의금을 보내주든지 해야지 말이야. 결혼기념일날 방명록 보고 1년 됐다고 전화 한 통, 엽서 한 장이라도 보내주면 안 되냐? 지들끼리는 결혼 1주년이니 2주년이니 하면서 결혼식날 주례 선 사람한테 전화 한 통 하는 사람 없어서야 되겠냐고?

마지막으로 신혼을 앞둔 예비 부부에게 해주고 싶은 전유성의 당부 말씀!

하나, 신혼여행 갈 때 잠옷 가지고 가지 마라. 입을 시간 없더라.

하나, 결혼 1주년 기념 땐 주례에게도 점심식사를 대접하자.

하나, 하객들 단체사진 찍고 나면 찍힌 사람 한 장씩 모두 뽑아 주자.

하나, 신혼여행 갈 때 과일 광주리 들고 가지 말자. 무겁다. 얼마나 짐이 되는지 모른다. 신랑이 낑낑거리며 들고 가는 게 영 보기 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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