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정보] 나를 키운 것은 8할이 잡담이었다③ - 하지말라는 것은 다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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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교협
  • 02.06.19 08:59:54
  • 조회: 750
170 할머니의 말씀
문득 내 어릴 적 할머니가 생각난다. 내 어렸을 적 즐거웠던 기억의 많은 부분은 할머니에 닿아 있다. 그래서 할머니란 단어만 떠 올리면 슬그머니 입가에 웃음이 맺히곤 한다. 어쩌다 우리가 조그만 성공이라도 거두면 주름진 얼굴에 웃음꽃을 환히 피우시며 누구보다 기뻐하시던 할머니. 그런 할머니가 내가 중년을 넘어서니 어린 마음으로 돌아가 말씀하시곤 했다.

“아유, 유성아. 저 미국 배우들 좀 봐라. 어쩌면 우리 말을 저렇게 잘 하니?”(더빙한 외화를 보시며) 그런가 하면 틈틈이 교훈적인 말씀도 하셨다. 내가 담배를 조금 피우다 끄려고 할 때면,

“아이구 야아, 아깝다. 바싹 태워라, 끝까지. 그것도 돈 주고 산거야.”

이제는 이 세상에서 사라진 할머니가 나를 슬프게 한다.


171 아니라니까 자꾸 그래!
중학교 1학년 때 일이다. 체육복 살 돈이 없어서 할머니는 작은 고모가 입던 여자 체육복을 남자 체육복으로 만들어 주셨다. 그때 벌써 내 다리가 작은 고모보담 길어서 할머니는 바지 아랫단 밑을 남은 천으로 이어 붙여 주셨는데 그게 창피했던 나는 어떻게든 그걸 모면해 보려고 잉크로 ‘이은 자리’라고 써놓았다. 그런데 몇 번 빨아입다 보니 ‘이은 자리’에서 ‘리’자가 지워지고 말았다. 하루는 내 짝녀석이 내 체육복이 여자 거라는 거다. 나는 이 녀석이 작은 고모 체육복으로 만들었다는 걸 어떻게 알았나 하고 내심 당황했다. 녀석은 ‘리’자가 지워지고 ‘이은자’만 남아 있으니까 ‘이은자’ 거라는 거다.

이은자가 누구냐고 날이면 날마다 꼬치꼬치 캐묻는데 정말이지 성가셨다. 아니라고 우겨도 그 녀석은 나만 보면 이은자 체육복 입고 왔다고 놀려댔다.


172 이렇게 억울할 수가!
누구나 억울했던 일은 잊지 못한다. 나도 그런 일이 있었다. 너무나 억울해서 평생 못 잊을 거다.
서울 원효로 입구에 있던 선린중학교 3학년 때의 일이다. 그때 우리집은 효자동 근처에 있었다. 하루는 차비가 없어서 학교에서 집까지 버스로 약 12정거장이나 되는 거리를 걸어온 적이 있었다. 집에 거의 다 왔을 무렵이었다. 억울한 일은 그때 일어났다.

12 정거장을 걸어서 집까지 걸어왔는데 집 앞에서 버스표 한 장을 주운 거다. 하필이면 다 와서 주울 게 뭐람! 아, 지금 생각해도 정말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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