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뉴스] ‘한국의 아마존’ 꿈꾸는 지식전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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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교협
  • 02.05.08 13:36:41
  • 조회: 803
서울 서초구 양재전철역 앞 스포타임 건물 지하 1층. 피자가게와 햄버거 체인점을 돌아 구석진 사무실에 예스24(www.yew24.com)가 자리잡고 있다. 국내 1호 인터넷 서점, ‘한국의 아마존’이라는 명성과는 달리 작고 평범한 모습이다.

이곳에서 만난 예스24 이강인(李康因·44) 사장 또한 벤처기업인의 이미지와 많이 달랐다. 벤처기업인 특유의 바쁜 모습도 없었고 입에 거품을 물고 인터넷의 위력을 선전하지도 않았다. 다만 자신의 회사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사람들에게 책을 전달하는 사업이 얼마나 보람이 있는지를 차분하게 설명할 뿐이다. 그는 “벤처기업, 아날로그 기업이 따로 있겠냐”며 “흰고양이든, 검은고양이든 고객에게 도움이 되고 직원에게 즐거운 회사가 최고”라고 말했다.

이강인 사장은 본인 스스로 말하듯이 오프라인 기업과 온라인 기업을 동시에 경영하는 사람이다. 연세대 정외과와 미국 뉴욕(NYU)대학 MBA 출신인 그는 유학 후 집안 사업인 건설업에 종사해왔다. 지난 1996년 당시로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스포츠센터인 ‘스포타임’을 설계, 분양하기도 했다. 그는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었으나 사는 게 별로 재미가 없었다”며 “‘새로운 일을 하고 싶다’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인터넷 서점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나이 마흔이 되어 새로 시작한 인터넷 서점 서비스. 98년 12월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한국의 인터넷이 이렇게 성장할 줄 몰랐다. 그리고 인터넷 사업이 이렇게 돈과 정열을 요구하는 사업인지도 몰랐다. 이사장은 “한 10억원 정도면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1백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갔고 한창 바쁠 때는 책을 포장하며 하루 세끼를 햄버거로 때울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4년이 지난 지금 예스24는 하루 매출액이 국내 최대 서점업체인 교보문고와 맞먹을 정도로 서점업계의 ‘다크호스’로 자리를 잡았다. 오프라인 대형서점인 영풍문고와 종로서적을 멀찌감치 따돌렸고 2, 3위 온라인 서점인 모닝365와 와우북의 2배를 넘는다.

이사장은 “인터넷 사업은 선배들이 해놓은 사업 모델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힘들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경험주의자인 그는 인터넷 경제를 따로 공부하지는 않았고 아마존 창시자인 제프 베조스의 전략과 경험담을 스크랩해서 실전에 응용해왔다. 경영자로서 그는 회사의 장래를 결정할 만큼 중대사안이 아니면 결재를 따로 받지 않는다. 웬만한 업무는 실무진 차원에서 결정된다. 그래서 이사장은 ‘게으른’ 최고경영자(CEO)로 통한다. 사장이 게을러야 회사가 잘된다는 게 이사장의 경영철학이다.

예스24가 이루어놓은 일은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책을 편하게 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회원들의 구매력, 구매횟수, 사이트 방문 빈도 등을 점수로 환산한 예스24 마니아클럽 서비스나 책의 속지를 일부 볼 수 있도록 사이트에 공개하는 서비스, 배송 추적서비스와 재고정보표시 안내 등도 가장 먼저 개발했다.

독자적인 물류센터의 필요성은 일찌감치 느껴 물류회사인 인프라24를 따로 세우고 수원에 7백50평 규모의 창고를 마련했다. 이곳에는 24시간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가며 주문받은 책을 골라내고 포장하고 배달 트럭에 싣는 일을 하고 있다.
책을 주문받고 포장하고 빨리 배달하는 일에만 신경을 써도 정신이 없을텐데 이사장은 도서정가제니 할인경쟁 등 다른 서점들과 싸우는 일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그는 “출판업계의 유통구조와 싸우느라 힘들었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이 많았으나 결과적으로 국내 출판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한다. 그는 “인터넷에서 책을 쉽게 살 수 있어 독서 인구가 늘었고, 어음이 관행화되어 있던 출판업계에 현금이 흘러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이사장의 다음 목표는 예스24의 코스닥 등록과 새로운 사업분야로 진출하는 것이다. 현재 예스24는 음반, e북, 소프트웨어, VCD 및 DVD 등 멀티미디어 분야에서도 적지 않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들어 3개월 만에 2백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연말까지 1천3백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흑자달성도 가능해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쯤 코스닥에 등록할 예정이다.
경향신문 기사·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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