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사내결혼 200만원 ‘몰래 데이트가 뭐에요’

    이 게시글을 알리기 tweet

  • 글쓴이 : 전교협
  • 02.05.03 11:05:09
  • 조회: 1185
사내 연애. 예전에는 직장 동료나 상사가 알세라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몰래 데이트’로 보안을 유지하다 결혼식 직전에 이르러 청첩장을 돌리며 커플임을 알리는 경우가 많았다.
여성의 사회생활이 그다지 활발하지도 않았고, 또 사내 커플이 되면 한사람이 직장을 옮기거나 전근을 가야 하는 등 어느 정도 불이익을 감내해야 했기 때문. 게다가 결혼으로 이어지지 않을 때 쏟아지는 주위의 따가운 시선도 사내 연애를 터놓고 하지 못하게 하거나 사내 연애 자체를 기피하게 만든 이유였다.

1996년 직장동료와 결혼한 삼성SDS 재무경영팀 이종태 과장(35)은 “결혼 당시만 해도 사내에서 터놓고 연애하지 못했다”며 “서로 사귀다 헤어질 수도 있고 결혼에 대한 확신이 오기 전에는 공개하기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세월따라 직징인들의 연애 풍속도도 바뀌는 법. 요즘은 예전과 달리 직장 내에서도 사내 연애를 자연스럽게 여기거나 오히려 ‘장려’하는 분위기이고, 예비 사내커플 사이에서는 ‘몰래 데이트’ 대신 “터놓고 떳떳이 사랑합시다”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사내커플로 다음달 5월 웨딩마치를 울리는 정영태(29)·김은정(28) 커플은 “회사 분위기가 사내 연애에 대해 개방적인 편”이라며 “직장 동료와 사귀는 것이 다른 사람을 사귀는 것과 다르다고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도, 숨겨야 한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고 입을 모았다. 본래 캠퍼스 커플이었던 정·김 커플은 정대리가 삼성SDS에 입사하자 한달 뒤 잇달아 김씨가 입사해 화제가 됐다. 김씨는 입사 면접때 “애인이 이 회사에 다녀 같이 다니려 지원했다”고 당당히 밝혀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미혼남녀가 유달리 많은 KT(옛 한국통신)의 경우, 상관이 사내 연애를 주선하는 경우가 많다. 경기 분당 KT 본사의 이창섭(31)·박기주(30) 커플은 ‘월하노인’이 된 직장상사 덕분에 공개적으로 사내 연애를 하다 결혼한 케이스. 창섭씨 부서에 친한 입사 동기가 있었던 기주씨가 자주 놀러갔다가 그 부서의 모 부장이 “둘이 잘 어울린다. 정식으로 사귀어보라”며 가교 역할을 자청했던 것. 사실 기주씨를 마음에 두고 있던 창섭씨는 그 이전에 기주씨 동기를 꼬드겨 만난 적이 있었다. 기주씨가 심드렁해 하자 고민하던 차에 상관의 말에 힘입어 ‘얼씨구나’ 하며 교제를 시작한 것. 한 건물에서 이미 서로 얼굴을 익힌 사이라 별다른 어려움 없이 지난해 결혼에 골인했다. 기주씨는 “막상 사내 결혼을 하니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 등 대화에 공통점이 많아 좋다”고 자랑했다.

지난해 4월 결혼한 같은 회사 배송식(31)·한경심(30) 커플도 직장 상사가 다리를 놔줬다. 지역본부에서 일하던 두 사람은 전국 지역담당 직원들이 모인 워크숍이나 회의 등을 통해 평소 안면을 익힌 사이였다. 서로 자주 만나니 정이 들고 호감도 생겼지만 직접 말로 표현은 못했다. 서로 ‘먼저 사귀자고 말했으면’ 하던 차에 워크숍에서 난데없이 지역본부 부장들이 이구동성으로 “둘 다 미혼이고 서로 잘 어울린다. 마침 업무도 같으니 서로 도우면 잘 살 것 같다”며 “사귀어보라”고 권했다. 이 말을 들은 담당 국장이 “그럼 오늘부터 배송식씨와 한경심씨는 연인 사이임을 공표합니다”라고 한 덕분에 공개적으로 사내 연애를 시작했다.

5월 결혼식을 앞둔 CJ삼구쇼핑의 제작팀 PD 이지훈씨(28)와 디스플레이팀의 안선영씨(30)는 사내 커플이자 연상연하 커플로 사내에 화제가 되고 있다. 지훈씨는 “회사 선배인 안씨의 현명해 보이는 외모에 끌려 교제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삼성네트웍스(옛 유니텔)는 지난해 말 구조조정을 하기 전까지 사내 결혼에 성공하는 커플에게 2백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해 사내 결혼을 장려하기도 했다.
경향신문 기사·사진 제공
  • 이글은 실명인증이 완료된 회원이 작성한 글입니다.
  • 목록으로
  • 글수정
  • 글삭제
  • tweet tweet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글쓴이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