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세상엔 공부 못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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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유성
  • 02.04.03 20:23:09
  • 조회: 806
143 독립문을 왜 옮기냐?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독립문 역에서 중학교 아아이들이 지들끼리 이 역에 독립문이 있네, 없네 하면서 내린다. 야, 요것들 봐라! 이 아이들은 독립문에 대해서 잘 모르는구나.
옛날 그 자리는 중국 사신이 오면 쪽팔리지만 왕이 사신을 맞이하러 나가던 문이 있던 곳이었는데, 독립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그걸 부수고 성금을 걷어서 독립문을 만들었단다. 독립문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면 돈에도 나오지 않겠어? 그 후 차가 점점 늘어나고 편한 것만 좋아하는 인간들이 생겨나면서 금화터널이란 걸 뚫었는데 신촌까지 가는 시간이 짧아졌단다. 그런데 굴을 파고 고가를 만들다보니 문제가 하나 생겼다. 독립문을 옮기지 않으면 고가를 일직선으로 만들 수가 없었던 거야.
그래서 당시 인간들이 머리를 굴렸겠지. 독립문만 옆으로 옮기면 되는데 뭘 그래! 하면서 독립문을 원래 있던 자리에서 잘 보이지 않는 옆쪽으로 옮겼던 거야. 이 사람들도 내 아이디어가 어떠냐고 그날 밤 술 한잔 했을지도 모르지!
고가가 꼭 일직선이어야만 되냐, 이 짜슥들아? 반원형으로 돌아가면 안 되냐? 관광상품이란 것은, ‘굴만 파면 빨리 갈 수 있는 길을 한국 사람들은 바로 저 독립문 때문에 멀리 돌아가기로 했단다.’하는 안내문이 만드는 거다. 이 인간들아! 누가 독립문을 옮기냐!



144 문화재 도둑에게 웬 공소시효?

만인산에는 이성계의 태실이 있다. 태실은 왕실 자손이 태어났을 때 그 태를 모셔두는 곳이다. 한국 사람들은 태(胎)라는 걸 아기의 생명과 맞잡이로 쳤기 때문에 함부로 버리지 않고 소중하게 보관해 왔다. 그런데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른다. 이것도 아스팔트 길이 생기면서 잊혀진 것 중의 하나다. 호젓한 산길이 남아 있었다면 길가는 사람들이 그런 것도 보고 그럴 텐데.
그 거북 모양의 태실 위에 비문이 있다. 그런데 비문의 뚜껑이 어디론가 달아나고 없다. 아까운 문화재가 도둑맞은 걸 보니 백장암 주지스님의 탄식이 생각난다. 백장암에는 보물이 두 개 있는데, 문화재 전문가들이 불국사 다보탑보다 더 쳐준다는 신라 3층석탑과 석등이다. 달빛에 비춰보면 조각된 석탑이 영롱한 제 빛깔로 살아난다는, 그래서 달밤에 길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멈추게 만든다는 신비의 탑이다. 그런데 얼마 전에 누가 석등의 뚜껑을 훔쳐 갔다는 거다.
주지스님이 한번은 문화재 도둑놈들이 잡혀 있는 경찰서에 다녀 왔는데, 경찰서장이 문화재 도둑의 공소시효가 7년이라고 그러더란다. 듣고 보니 ‘7년만 안 걸리면 괜찮고 큰돈 생기는데 나같아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는 거지. 그래서 그는 문화재 도둑의 공소시효는 무조건 평생이어야 하고 걸리면 사형시켜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래야 사방에 널려 있는 문화재가 보호되지, 그렇지 않으면 말짱 꽝이란다.
남의 것이라면 무조건 제 손에 넣고 보려는 놈들, 돈만 된다면 무슨 짓이든 해도 괜찮다는 놈들이 사방에 깔려 있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고, 내버려두면 이런 놈들이 문화재도 훔쳐가고 국보도 빼돌리고 그렇게 되는 거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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