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세상엔 공부 못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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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유성
  • 02.03.18 14:16:00
  • 조회: 793
137 어떤 중국집 배달부
언젠가 집에 친구들 모임이 있을 때였다. 저녁때여서 자장면을 시켜 먹었다. 근데 사람이 한꺼번에 다 오지 않고 한 명씩 찔끔찔끔 오는 바람에 처음엔 다섯 그릇을 한꺼번에 시켜 먹었지만 그 다음부터는 사람 오는 대로 한 그릇 시키고 또 좀 있다가 한 그릇 시키고 하였다. 그런 식으로 대여섯 번쯤 계속하자 배달하는 사람이 마침내 짜증을 터뜨렸다.
“아니 아저씨들 시키려면 한꺼번에 시키시지 이게 뭐예요? 지금 똥개 훈련시키는 거예요!”
내가 그 배달부에게 당신이 그 중국집 사장이냐고 물렀더니 아니란다.
“그럼 당신이 화낼 이유가 없잖아?”
“…‥?”
“이것 봐. 주문이 많이 들어오고 적게 들어오고는 그 집 주인 소관이고 당신은 한 그릇 주문이 들어오나 열 그릇 주문이 들어오나 어차피 배달나오게 되어 있는 거 아냐? 당신 이 시간에 여기 배달 안 나오면 어디 딴데 가서 놀아도 돼?”
“아닌데요”
“그럼 이런 배달이 얼마나 좋아. 한 그릇만 달랑 담고 오면 되니까 철가방 가벼워서 좋고, 한번 와 본 데 오는 거니까 집 못찾아 헤맬 일 없어서 좋고. 나 같으면 산책 가는 기분으로 노래 부르면서 다니겠구만 도대체 뭐가 짜증난다는 거야?”
배달부 얼굴을 보니 뭔가 생각을 하는 눈치다.
“내 말이 맞아, 틀려?”
“맞는데요”
“그럼 가 봐”
배달부는 빈 그릇을 철가방에 담고, 안녕히 계세요! 하면서 씩씩하게 달려갔다. 이런 이야기를 왜 하느냐고? 가끔 자기 상황을 다른 각도에서 보는 게 인생을 즐겁게 하는 아이디어라는 거다.

138 기술 이전에 대단한 의지
예전에 지리산 아랫자락 칠불사리는 절에 간 적이 있다. 그 절엔 아(亞)자 방이라는 게 있는데 말 그대로 亞자 모양의 방이다. 쉽게 말하자면 네모난 방의 양쪽 귀퉁이에 작은 2층으로 된 온돌방이 있어서 그게 위에서 보면 亞자가 되는 거다. 참선용으로 고안된 곳인데, 이 절은 이 방으로 아주 유명하단다. 아자 방은 아궁이가 아주 특이한 구조로 되어 있다. 불을 지펴놓고서 진흙으로 아궁이를 막아 버리면 불기운이 100일을 간다는데, 참선을 하다가 깜빡 졸거나 수행을 게을리 할 경우 밑으로 떨어지라고 네 귀퉁이를 높게 만든 거란다. 흐트러지지 말고 용맹정진해서 참선하라는 깊은 뜻이 담긴 방이다. 실제로 이 방에서 가락국 김수로왕의 욍비와 일곱 왕자가 성불을 하기도 했단다. 천년 동안 단 한 번도 방고래가 막힌 일이 없고 집은 여러 번 고쳤지만 방바닥은 옛날 그대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니 참 대단한 기술이다. 기술 이전에 대단한 의지가 아닐 수 없다. 우리네 마음속에서도 이런 아자 방 하나 가져봄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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