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직장서 별명 부르면 동료가‘킥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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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교협
  • 02.02.28 11:13:05
  • 조회: 1424
홍보대행사 메리트 버슨 마스텔러의 홍종희씨에게는 제2의 이름이 있다. ‘프리티(Pretty) 홍’. 말 그대로 ‘예쁜 홍’이다.
스스로 만든 닉네임(nickname)이다. 처음 입사했을 때 선배들과의 서먹서먹한 관계를 없애기 위해 만든 이름인데, 배경화면에 ‘Call me Pretty Hong’이라고 써서 깔아놓았더니 시간이 흐르면서 본명처럼 굳어졌다. 세월이 지나 후배들이 늘어나자 약간 변형됐다. ‘프리티 타이어드(tired) 홍’. 그래도 “한번 프리티 홍은 영원한 프리티 우먼”이라고 우기는 그녀다.
문화기획사 얼트씨의 김태현씨는 동료들 사이에서 ‘넘버 원’으로 불린다. 회의석상이든 사석이든 끊임없이 농담을 하는 사람인데 대부분 썰렁하거나 맥락을 빗겨가는 이야기들이어서 그 분야의 ‘일인자’가 됐다. 타의로 붙여진 별명이지만 김씨는 자신의 닉네임에 만족하는 편이다. 얼굴생김이 만두를 닮아 직원들 사이에 ‘엄만두’로 통하는 대표 엄혁씨보다는 한수 위의 애칭이기 때문이다.
딴지일보 편집부는 모든 구성원이 필명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장미영씨는 자신의 필명인 ‘도대체’로, 박현정씨는 ‘함주리’로, 남로당 사이트를 담당하는 김용석씨는 만화주인공인 ‘너부리’ 또는 ‘너불님’으로 불린다. 공식적인 회의석상에서도 필명을 고집하는데 “엄격한 위계질서보다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쏟아지므로 장려하면 했지 제재를 가하지는 않는다”는 게 편집장 최내현씨의 설명이다.
IT광고업체 인컴기획은 입사와 동시에 전직원이 반드시 영어이름을 짓도록 돼있다. 외국인 클라이언트들을 상대로 하는 업무가 많기 때문. 하지만 비슷비슷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실무진 사이에서는 또다른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조앤이라는 이름을 지닌 PR팀 양성은씨는 “처음에는 웬 영어학원에 들어왔나 싶어 어색하고 우스웠지만 학창시절때와 뒤바뀐 직장 내 선후배 관계에서의 애매한 분위기를 해결해주는 데 영어이름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직원수가 점차 늘어나 써먹을 닉네임도 점차 부족해진다는 점.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의 딸 이름 첼시를 닉네임으로 선점한 이윤이씨야 별 걱정이 없지만 새로 들어온 신입사원들은 이탈리아나 스페인 또는 아프리카 등지까지 영역을 넓혀 닉네임을 따와야 할 형편이다.
음반사 유니버설뮤직에서는 클래식음악과 팝음악의 담당자들이 닉네임을 즐겨 쓴다. 중성적 느낌을 지닌 본명처럼 닉네임을 ‘케이’로 만든 김은강씨는 자신의 닉네임이 “전설 속에 내려오는 용감무쌍한 영국기사의 이름을 따온 것”이라며 자랑했다. 재즈매니저 조희경 과장은 프랑스의 유명배우 알랭 들롱의 이름을 빌려 알란 조. 팝의 김기덕 부장은 영문 이니셜만 따서 ‘KD 부장님’으로 불린다.
닉네임을 그대로 e메일 ID로 사용하는 이들은 “너무 흔한 이름이 아니라 자신의 본명과 느낌이 비슷하거나 자기만의 독특한 분위기에 걸맞은 닉네임을 선택하면 많은 사람들이 빨리, 그리고 오랫동안 기억한다”고 귀띔했다.

경향신문 기사·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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