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률] 사시 합격 1천명 시대… 판·검사 임용 한계 사법연수생 ‘법원 밖으로’ 활로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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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교협
  • 02.01.23 10:20:44
  • 조회: 956
올해 연수원을 수료한 제31기 사법연수원생들이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다.
사시합격자 1,000명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판·검사 임용은 제한돼 있고 변호사로 진출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의 ‘법조 초년생’들은 정부 산하단체나 민간기업 등 외부기관으로 시선을 돌려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취업현황
현재 수료예정인 제31기 사법연수원들은 모두 712명. 이 중 210여명이 판·검사로 임용될 것으로 예상되며 군·공익 법무관으로 올해 입대가 예정된 연수생이 136명이다.
여기에 로펌 등 법률회사로 130여명이 취업될 것으로 파악돼 수치상으로도 230명 이상의 연수원생들은 스스로 제앞가림을 해야 할 형편이다. 또 지난 17일까지 57명이 개인사무실 등 단독개업할 것으로 조사된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170여명은 법원주변에서 더이상 소화할 수 없는 인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연수원생들의 취업이 악화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해마다 사시합격자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연수원 27기까지 기별로 300여명 수준을 유지해오던 수료생 숫자가 28기 500여명, 29기 600여명 수준에서 30기 678명으로 매년 100명씩 늘어나는 추세다. 더욱이 올해 연수원에 들어간 43기는 무려 1,000명에 육박해 내후년 쯤 법조시장은 포화상태에 다다를 전망이다.
반면 대형로펌 등 법률회사의 채용은 연수원 수료생의 증가비율을 따라가지 못하고 오히려 주춤거리고 있다. 로펌들은 퇴임했거나 퇴직이 예상되는 검찰 및 법원 고위간부들에 대해서는 적극 영입에 나서면서도 신참 변호사들의 채용인원은 줄이고 있다.
실제로 올해 국내 최대 법률회사 김&장의 경우 지난해에는 연수생 10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5명만 채용할 예정이다. 세종도 지난해 11명에서 올해 6명으로 줄였다. 또 지난해 한미와 합병해 몸집을 크게 불린 광장도 9명에서 8명으로 오히려 연수생 채용인원을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통상 로펌 입사를 기대하던 성적 상위권 수료생들이 판·검사 임용으로 눈을 돌려 임용경쟁률은 그만큼 치열해졌다.
연수원 관계자는 “판·검사로 임용되는 31기생의 올해 임용성적 하한선은 전체 712명 중 340등 수준”이라며 “이는 지난해 390등 수준에서 약 50등이 높아진 수치”라고 밝혔다. 그는 “취업난에다 판·검사 임용까지 힘들어져 연수생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법조계 밖으로 진로개척
대형 로펌조차 예전에 비해 대우가 신통치 않은 등 변호사업계의 전체적인 위축에 대해 법조계 바깥으로 눈을 돌림으로써 활로모색을 꾀하는 연수생들이 늘고 있다. 또 사법연수원측도 정부부처와 주요 기업체 등을 초청해 취업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연수원생들의 진로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 31기 연수생들의 경우 모두 30명이 법조계가 아닌 국가기관과 민간기업체에 취업이 확정되거나 내정됐다. 또 노동·사회단체 등에도 변호사 초년병들이 적잖게 뛰어드는 실정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금융감독원이 올해 수료생 중 5명을 채용할 예정이고 감사원(4명), 국가인권위(3명), 재정경제부(2명), 공정거래위원회(2명), 산업자원부(2명)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삼성그룹(2명)과 LG투자증권(2명) 등 민간기업도 연수원생 영입에 적극적이다. 최근에는 권영국·김영기·전형배씨 등 연수원 31기 수료생 3명이 민주노총에 둥지를 트는 등 사회단체에 투신하는 연수생들도 적지 않은 추세이다. 연수원측도 법률구조공단, 국가정보원 등 채용을 남겨둔 기관들이 나머지 인원을 흡수해주길 기대하며 적극 주선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연수원생들의 활동범위 확대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늘어나는 법조인을 소화해 내기 위한 당연한 흐름”이라고 평가한다. 즉 변함없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살아갈 길을 모색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본래의 영역에서 벗어난 새로운 영역을 찾게 됐다는 것.
연수원 배준현(裵峻鉉) 교수는 “그동안 재판활동에만 고착된 변호사의 법률서비스가 다른 직역으로도 확대돼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측면도 있다”며 “변호사 사무실 문턱이 갈수록 낮아지고 인재 낭비요인으로 지적되는 고시열풍에도 어느 정도 제동을 걸어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경향신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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