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률] 행정소송 제기전 주의할 점 [법과생활]면허취소땐 먼저 행정심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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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교협
  • 02.01.22 11:53:31
  • 조회: 882
최근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김모씨는 음주측정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가 0.136%나 돼 관할지방경찰청장으로부터 운전면허 취소처분 통지서를 받았다.
무사고 경력에 면허가 취소될 경우 생계에 막대한 지장을 받는 김씨는 재판을 통해 면허취소처분을 취소해볼 요량으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본안 판단도 못받아본 채 소(訴)가 각하됐다. 소송에 앞서 반드시 거쳐야 할 관할기관의 행정심판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처럼 행정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자칫 빠뜨리기 쉬운 요건인 행정심판 전치주의(行政審判 前置主義)에 대해 알아본다.

◇행정심판전치주의
행정심판이란 부당한 행정처분을 내린 행정기관 스스로가 국민의 권리를 침해했는지 여부를 따져보고 시정하는 절차를 말한다.
예컨대 운전면허를 취소한 관할지방경찰청에 대해 운전자가 면허취소 처분이 온당한지 여부를 따져 물을 수 있는 절차를 의미한다. 이같은 행정심판을 행정소송에 앞서 거치도록 하는 것이 행정심판 전치주의의 핵심이다. 하지만 1998년 3월 행정심판 전치주의가 적용되는 범위가 크게 축소되는 방향으로 행정소송법이 개정되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 개정의 핵심골자는 소송에 앞서 행정심판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에서 ‘거치지 않아도 상관없는’ 쪽으로 바뀌게 된 것.
이에 따라 권리침해를 당한 일반인은 어떤 행정처분에 대한 불복이라도 행정심판을 생략한 채 막바로 소송으로 직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실상은 법개정에도 불구하고 모든 행정처분에 대한 불복절차로 바로 행정소송을 선택할 수는 없다.
행정처분의 근거가 된 개별법률에 ‘행정심판을 거치지 않고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을 때는 반드시 행정심판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의 경우처럼 면허취소처분의 근거인 도로교통법에 행정심판을 반드시 거치도록 규정돼 있는데도 이를 거치지 않았다면 소송에 가서도 각하판결을 받기 일쑤다.
서울고법 박상훈(朴尙勳) 판사는 “행정소송을 제기하려는 사람은 소 제기에 앞서 행정심판을 거쳐야 하는 것인지 여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는 “일부 변호사들마저 1998년 행정소송법 개정 당시 ‘행정심판을 거칠 필요가 없다’는 핵심골자만 기억한 채 예외적으로 여전히 행정심판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경우를 잊고 막바로 소송을 제기하는 실수를 범할 때가 있다”고 밝혔다.

◇반드시 행정심판을 거쳐야 하는 경우
소송에 앞서 반드시 행정심판을 거쳐야 하는 대표적인 경우가 운전면허를 취소당한 경우이다.
도로교통법은 운전면허 관련 처분은 행정심판의 재결을 거쳐야 비로소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다.
김씨의 경우처럼 면허취소를 구제받겠다고 곧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가는 소송비용만 날리게 될 게 뻔하다. 특히 ‘90일 안에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라는 운전면허 취소통지문상 문구가 일반사람들은 물론 법조 전문가들에게조차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한다.
문구 해석만으로는 언뜻 행정심판을 ‘청구해도 그만, 안해도 무방’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고법에서도 이와 관련, 지난해 7월 강원 강릉에 거주하는 정모씨(41)가 강원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자동차운전면허취소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판결문을 통해 “운전면허 취소통지문의 문구는 반드시 행정심판을 거쳐야 하는 것임을 명시하는 문구로 개정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법인세, 상속세 등 세금관련 소송도 반드시 행정심판을 먼저 거쳐야 할 항목이다.
지난해 ‘언론사 세무비리’와 관련, 거액의 세금을 추징당한 언론사들이 세금부과가 부당하다고 행정소송을 내기에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에 이의신청을 낸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주민세, 재산세 등 지방세의 경우 지난해 7월 헌법재판소는 행정심판 전치주의를 규정한 지방세법 규정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려 곧바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했다.
또 일반 공무원이나 교사 등 교육공무원이 징계처분을 받아 행정소송을 준비하는 경우도 반드시 해당심사위원회의 행정심판을 거쳐야 한다.

경향신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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