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부동산칼럼] 완벽한 상태는 외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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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교협
  • 02.01.15 18:09:55
  • 조회: 804
강원도에 위치한 산에서 대형산불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그뒤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는데, 그것은 임야의 땅값이 산불 전보다 상승한 것이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


이는 ‘도화지 원리’와 흡사하다. 순백의 도화지와 낙서된 도화지를 비교해 보자. 순백의 도화지는 그 위에 무엇이든 그릴 수 있어 제 값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낙서된 도화지는 그 상태로 쓰거나, 아니면 낙서를 지워 새롭게 그림을 그려야 한다. 부동산 시각에서 본다면 그만큼 시간과 비용이 더 든다는 것이다.


‘땅과 사람의 선택’이 결합될 때 부동산은 최고의 효용가치를 발휘하게 된다. 좀 더 생각해 보면 개선·개조의 여지가 없는 완성품보다 미완성품이 그 효용가치가 크다는 것이다. 미완성품은 사람, 즉 투자자에게 선택의 여지를 남겨놓기 때문이다.


고급아파트를 예로 들어보자. 내부 인테리어를 완벽하게 치장한 고급 아파트와 그렇지 않은 아파트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인기가 있을까? 의외로 그렇지 않은 아파트가 수요자들로부터 더 많은 호응을 얻는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품보다, 나름대로 가꿀 수 있는 상품의 매력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전원주택 시장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개발자 입장에서 본다면 전원주택을 지어 파는 것은 그리 좋은 장사가 못된다. 전용허가만 받고 토지 상태에서 필지를 분할해 파는 것이 투자성이 더 낫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완성품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한다. 매입자 입장에서는 제 멋에 맞게 상품을 가공할 수 있다.


즉 미완성품은 개발자와 매입자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외국 대형 유통업체는 건물을 지을 때 기본골조 등 기초공사만 하고, 내·외부 치장은 그 업체가 직접 하는 것이 통례다. 완성품보다 미완성품 상태에서 건물의 유효 활용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무생물인 부동산을 돈버는 상품으로 가공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요즘 들어 사람의 몫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사람의 선택’이 스며들 수 있는 ‘미완성품’이 그만큼 대접을 받는다.


[김정렬·대한부동산경제연구소장]

<경향신문 기사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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