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률] [법과생활] 건축법 지켜도 햇빛가리면 배상 일조권침해 책임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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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교협
  • 02.01.08 09:17:49
  • 조회: 897
난데없이 들어선 고층건물이 집안에 드는 햇빛을 가려 일조권(日照權)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단순히 ‘햇빛받을 권리’를 넘어 정상적인 생활마저 위협하는 심각한 수준의 일조권 침해라면 더이상 ‘이웃사촌’간 문제로 참고 지낼 수만은 없게 된다. 그렇다고 무작정 고층건물을 못짓게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밀집공간에서 더불어 살기 위해 어느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할 의무도 있기 때문이다.

◇일조권 침해의 판단기준
헌법상 환경권에 속하는 일조권은 쾌적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일조권을 침해한 건물주는 민법상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이 돼 어떤 형태로든 피해자의 권리침해에 대해 배상할 의무가 있다. 다만 피해정도가 사회통념상 참을 수 있는 한도 내인 경우에는 배상책임이 없다.
‘참을 수 있는 한도’라는 추상적인 기준을 따져보기 위해서는 ▲피해의 성질과 정도 ▲일조권 침해 방지를 위한 노력 ▲토지 이용의 선후관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또 실무적으로 특정한 날의 일조량도 일조권 침해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이용된다.
대법원 판례는 동지를 기준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일조시간이 연속 2시간, 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통산 4시간 이상 확보되지 않는 경우 일조권 침해로 인정한다.
현행 건축법에도 일조권 확보를 위한 기준이 제시돼 있다. 대개 일조권을 침해한 건물주는 법정에서 “건축법에 제시된 규정대로 건물을 지었다”며 면책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축건물이 건축법 소정의 규정에 맞게 지어졌더라도 건물주가 일조권 침해에 따른 배상책임을 면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건축법 규정대로 짓지도 않고 일조권을 침해했다면 일조권 침해의 고의·과실만 인정하는 셈이 된다.

◇소송 사례
일조권 침해와 관련된 소송은 이미 완성된 건물인 경우 건물주를 상대로 정신적 피해배상을 위한 위자료를 청구하고 신축중인 건물인 경우 건축금지를 청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조권 침해사실이 인정되면 법원은 침해자에게 위자료 배상을 명하거나 일정한 층수 이상의 건축을 제한하는 판결을 내린다.
법관들은 통상 ▲일조권 침해의 정도 ▲일조권 침해의 고의성 여부 ▲침해자의 자력(資力) ▲피해자의 수 등을 고려해 적정한 한도 내에서 위자료를 산정한다.
서울지법 남부지원은 1994년 인천 북구 산곡동 아파트에 거주하던 주민 269명이 “건축법상 건물간 거리 및 높이 제한규정을 어긴 채 아파트를 신축해 일조권을 침해당했다”며 신축아파트 시공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일조권 침해를 인정, 처음으로 거액의 배상판결을 내렸다.
또 대법원은 지난 97년 대한불교 조계종 봉은사의 신동진 주지(법명 무상)가 사찰옆에 19층 빌딩을 신축중인 (주)신성을 상대로 낸 공사금지 가처분신청 사건에서 “16∼19층까지는 공사를 금지한다”는 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
각각의 건물이 개별적으로는 일조권을 침해하지 않더라도 두 개 이상 건물의 침해 정도를 합한 결과가 일조권을 침해할 경우 공동으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도 있다. 서울 동대문구 15층짜리 동서울한양아파트 주민 46명은 자신들의 아파트 앞에 21층과 23층짜리 아파트가 나란히 들어서자 “일조권을 침해당했다”며 소송을 내 아파트 시공사로부터 가구당 8백만원~1백30만원씩을 배상받았다.
일조권 침해우려가 있는 건물의 건축허가 자체를 문제삼아 행정소송을 통해 건축허가 취소를 청구한 사례도 있다.
경향신문 기사·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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