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이야기] 세상엔 공부 못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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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유성
  • 02.01.02 09:49:45
  • 조회: 721
112 미술전시장이 무슨 회사야?
인사동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 보니 자연히 미술전시장에 자주 들르게 된다. 가끔 돈받는 전시장도 있지만 미술전시장은 대개가 공짜다. 얼마나 신나는 일이냐! 돈도 안 받고 그림을 보여 준다는 것이. 또 한꺼번에 전시장이 수십 개 모여 있어서 할 일 없는 날은 하루 종일 안국동 입구에서 인사동 사거리까지 전시장을 구경하는 날도 있다. 결정적인 것은 전시장이 일주일에 한 번씩 레퍼토리를 달리하여 그림을 바꾸어 건다는 것이다.!
살다 보니 그림 그리는 선후배들도 많이 생겨서 그들이 전시회를 하면 구경도 가서 새로운 사람도 소개받고 술도 한잔 얻어 마시곤 한다. 문제는, 모르는 사람 전시회도 자주 구경하지만, 정작 아는 사람의 전시회는 때를 놓쳐 구경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거다.
전시회 하는 사람 입장에선 1년에 한 번 또는 몇 년에 한번일 수도 있는 전시회니까 많은 사람들이 오기를 바란다. 많은 사람들 중에 아는 사람들은 당연히 오리라고 생각을 한다. 평상시엔 자주 만나다가 전시회 때 못 가게 되면, 정말이지 전시회를 하는 당사자는 섭섭할 것이고 못 가게 되는 사람은 그 화가 보기가 미안하기 그지없다.
얼마 전 탤런트 김청이 인사동에서 사진 전시회를 한다며 팜플렛을 들고 일부러 우리 가게까지 찾아온 적이 있다. 물론 간다고 대답했는데 결국은 못 갔다. 미안하다, 김청! 못 가게 된 이유는 두가지다. 한 가지는 깜빡 잊은 것이다. 가게에 들어가다가 김청의 사진 전시회가 언제까지 하냐고 물으니 어제 끝났단다. 김청이 한 마디 하고 갔단다, 섭섭했다고. 당연히 섭섭하지!
깜빡 잊은 내 핑계말고 또 한 가지의 핑계가 있다. 거의 모든 전시장이 무슨 회사처럼 아침에 문 열고 저녁 퇴근시간이 되면 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전시장은 오후 늦게 열고 밤 늦게까지 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정신적으로 직장 다니는 사람은 회사 땡땡이 치기 전에는 구경 못 온다.
회사 끝나고 와 봐야 전시장도 같이 끝나는 것이다. 구경 올 수 있는 시간은 모처럼 맞이하는 일요일이나 공휴일뿐이다. 일요일에 다른 약속 있는 사람은 그나마 꽝이다.
요즘 같아선 휴일 반나절 희생해야(망쳐야) 구경갈 수 있다. 따라서 구호를 힘차게 외쳐 봅시다. 오른손 주먹쥐고,

전시장은 각성하라(각성하라 3번 반복)
전시장은 늦게 열고 늦게 닫아라(닫아라 3번 반복)
전시장에 낮에 오는 사람 다시 한 번 살펴보자(살펴보자 3번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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