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정보] 끈질긴 직업정신이 아이디어를 만든다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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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유성
  • 01.08.29 10:49:32
  • 조회: 1133
- 직업정신이 투철했던 어느 깡패의 이야기

어떤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정말 혈혈 단신으로 맨주먹으로 일어선 사람이다. 오직 주먹 하나로, 아니 둘로 성공한 사람인데 직업이 깡패다. 이 사람을 보면서 아주 재미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는 보통 사람하고 생각하는 것이 너무 다른데 다른 정도가 도를 넘어선다.
예를 들어 볼펜 한 자루를 주웠다거나 샀을 때 혹은 남이 볼펜 한 자루를 가지고 있는 것을 봤을 때, 보통 사람들은 이 볼펜이 잘 써지는지 살핀다거나 무슨 색깔이냐 이런 것을 생각하는데 이 사람은 달랐다. ‘이걸로 찍으면 진단이 몇 주 나올까?’싸움의 도구로 생각하는 거다.

언젠가 한번은 구두도 뾰족한 것으로 신고 와서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이걸로 상대의 정강이를 한번 차면… 음!”
목욕탕에 가서도 우리 같으면 ‘칫솔은 여기 있고, 타월은 저기 있구나, 뜨거운 물은 잘 나오나? 사람이 많구나. 탕이 크구나. 물이 좀 뜨겁구먼…’하는 생각을 했을 텐데 이 사람은 목욕탕 안에서 싸움이 벌어지는 상황을 생각한다.
“뜨거운 물을 바가지로 떠서 끼얹으면서… 깔판으로 찍으면서, 저쪽 문으로 튄다.”

사람을 만나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집은 어딥니까?”
“동대문에 삽니다.”
자기가 동대문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거나, 별 할 말이 없으면 거기 가 본 지 오래 됐다든가, 옛날에 학교 다닐 때는 자주 갔었다든가 하면 될 텐데, “동대문에 용식이 알아요? 걔가 내 후밴데… 걔가 거기서 잡고 있잖아요.” 이렇게 무슨 대화를 하건 꼭 싸움으로 연결하는 기막힌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한때 잠시 같이 다닌 적도 있는데 어떤 때는 몹시 창피한 적도 있었다. 뭐든지 다 그렇게 연관이 되니까 남의 사무실에 같이 가서도 그 사람이 또 싸움에 관한 이야기를 할까봐 내 나름대로 신경써서 다른 쪽으로 이야기를 유도할 때도 있는데 영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여의도에서 어쩌고 말할라 치면 여지없이 이런 말이 튀어 나왔다.

“여의도에서 중2 때 패싸움 했는데… 2대 7로 붙었거든요.”
그러다가 ‘얌전히 앉아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 기막힌 발견을 해내곤 했다.
“어, 이 재떨이 단단하네! 이걸로 대그빡을….”정말 투철한 직업의식이라고 말할 밖에. 하긴 그때 깡패짓해서 애들을 먹여 살리고 전기세 내고 그랬으니까 엄연히 직업은 직업이었다.
‘싸움으로 연결되지 않고 이 사람과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얼까?’하고 별별 궁리를 다 해보았으나 의외로 상관없는 것을 찾기는 그리 쉽지 않았다. 예를 들면 ‘세탁소 얘기는 아무 상관 없겠지. 세탁소 얘기를 한번 해볼까?’하다가도 이 사람이 다리미로 허리를 찍네 어쩌네 하는 이야기로 연결할 것만 같아 고개가 저어지는 것이었다. 고르다 고르다 요건 괜찮겠지 싶어서 말(馬) 이야기를 꺼냈는데 내가 또 졌다.
“말에서 떨어지면 한 2주 나오거든요. 내가 한방 먹이면 그게 2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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