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률] [법과생활]‘파산선고=면책허가’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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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교협
  • 01.08.07 09: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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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직장을 잃고 고금리의 대출빚 또는 보증빚을 갚지 못해 법원에 소비자파산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서울지법에 따르면 소비자파산 신청은 1997년 14건에 불과했지만 IMF 이후인 98년 250건, 99년 361건으로 급증하다가 지난해 131건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지난 6월 말까지 상반기 동안만 130건의 파산신청이 접수돼 이미 지난해 신청건수에 도달했다.



과거에는 사업이나 주식투자를 하다 빚을 지거나 과도한 신용카드 빚을 진 중산층 계층이 주로 소비자파산제를 이용했지만 올 들어서는 농민, 노점상 노숙자는 물론 외국인까지 파산신청 대상이 다양해지고 있다. 우리 국민이 가구당 2천만원의 은행 대출빚이 있다는 최근의 통계조사는 향후 파산 신청자와 잠재적 파산자인 신용불량자가 급증할 것임을 예고한다.

삼성경제연구소측은 “신용카드 등 소비자신용이 확산되면서 개인이 파산할 위험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며 “소비자파산 제도가 개인의 채무해결에 유력한 수단으로 인식될 경우 그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파산선고의 효과



소비자파산은 주부, 봉급생활자 등 개인이 소비활동의 일환으로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 상품을 구입하거나 돈을 빌렸으나 자신의 능력으로는 그 빚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 경우 법원의 면책(免責) 허가를 받아 남은 부채를 탕감받는 절차를 뜻한다.

‘성실하지만 불운함’ 때문에 과도한 채무를 지고 절망에 빠진 파산자에게 경제적으로 재기·갱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는 취지로 실시되는 제도이다.

파산을 선고받으면 면책허가를 받을 때까지 각종 불이익을 받게 된다. 파산자는 공직을 가질 수 없다.

또한 신원증명업무를 관장하는 본적지 시·구·읍·면장 등에게 통지돼 신원증명서에 신원증명 사항의 하나로 기재돼 각종 금융거래와 취직 등 일상생활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물론 면책결정을 통해 복권되면 지위를 회복할 수 있다.

법조인들은 “개인 채무자는 파산제도가 과도한 채무를 청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는 점을 충분히 염두해두고 파산신청을 하기에 앞서 채권자들과 민사조정 등 다른 법률적 수단을 강구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강조한다.





◇파산신청 때 주의할 점



소비자 파산신청 때 유념해야 할 점은 ‘소비자 파산선고=면책 허가’는 아니라는 것이다. 올 상반기 소비자 파산선고 125건 중 면책허가 건수는 46건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법적으로 법원의 파산선고 후 파산자는 다시 면책을 허가받아야 파산선고 전의 채무에 대해 변제할 책임이 없어지고 상실한 각종 법률상의 자격을 복권할 수 있게 된다.

서울지법 파산과는 ▲낭비 또는 도박 기타 사행행위에 의해 재산을 감소시키거나 과도한 채무를 부담하게 된 경우 ▲지급불능상태에 빠졌음에도 이를 채권자에게 숨기고 돈을 차용하거나 신용카드로 상품을 구입한 경우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거나 채권자에게 손해를 줄 목적으로 재산을 숨긴 경우 등은 면책허가 결정을 받을 수 없는 사유라고 설명했다.

만약 파산은 선고받았으나 면책허가를 받지 못했다면 계속 채무변제 의무는 남고 파산자의 권리제약만 있을 뿐이므로 다시 법원에 파선선고 취소 절차를 밟아야 파산자에 따르는 각종 불이익만이라도 해소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최근 들어 소비자파산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제도정비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다수의 변호사들은 특히 파산선고에서 면책허가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고 있다. 소비자파산을 신청 목적이 채권자가 채무 변제를 강요하는 것을 막아보자는 데 있음에도 법원이 파산과 면책을 분리 판단함에 따라 파산선고 후 수개월이 소요되는 면책결정 기간동안 파산자는 채권자의 비정상적인 강요에 대처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법원 관계자들도 “소비자파산의 경우 파산과 면책 절차를 하나로 통합시킬 필요가 있다”며 “채권자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선의의 파산자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관련법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 기사·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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