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정보] 아이디어가 사업밑천이다(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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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전유성
  • 01.05.15 09:59:00
  • 조회: 1241
037 천만원짜리 붕어찜
고속버스를 타고 수원 근처를 지나다 보면 홀인원이라는 모텔이 나온다. 그 모텔 근처에 붕어찜을 독특하게 하는 집이 있다. 물론 기본적으로 맛도 있다. 그 집 주인 아저씨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그 집은 초등학교 6학년 때의 과외 선생님 소개로 알게 되었다.
그 아저씨는 아직도 공사현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 붕어찜집을 차리게 된 과정이 너무 재미있다. 군산인가 어딘가 공사를 하러 갔다가 우연히 한 붕어찜집에 들러서 붕어찜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더란다. 그때가 80년대 중반쯤이었다. 공사를 하다 보면 전국 안가는 데 없이 사철 돌아다니게 되고, 돌아다니다 보면 맛있는 집을 찾아다니는 게 낙일 수밖에 없다. 붕어찜집도 여려 군데 돌아다녔는데 유난히 그날 들른 집이 맛있더란다.

맛에 반한 아저씨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웬 할머니가 주방장이더란다. 맛있는 붕어찜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고 했으나 그냥 가르쳐줄 리가 있나. 그래서 다음날 직접 할머니 집으로 쳐들어갔다.
천만원을 줄 테니 노하우를 가르쳐 달라고 했단다.
“정말 천만원을 줬단 말이오?”
“그럼요.”
“정말요?”
“정말이지요.”
나는 형사처럼 물었다. 80년대 중반이면 천만원이 얼마나 큰돈인가?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또 기습적으로 물었다.
“정말 현찰 천만원을 갖다줬단 말이오?”
“그럼요, 제가 그 다음날 가져다 줬걸랑요!”
“돈을 갖다 주니까 바로 가르쳐 주던가요?”

“처음엔 내가 말로 천만원을 주겠다고 했걸랑요, 그러니 가르쳐주나요?”
다음날 당장 현찰 천만원을 마련해 들고 바로 갖다줬단다. 현찰앞엔 약한 것이 사람이다. 예전에 우리가 지방 다닐 때 그랬다. 전화로 출연료를 ‘백만원’하고 불러도 안 간다. 왜? 난 백오십만원짜리니까! 그러나 사람이 직접 올라와서 80만원을 현찰로 주면서 부탁하면 거절 못했다.
생각해 보라. 그 시절에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 천만원이면 얼마나 큰 돈인가? 또 만약 내가 그 입장이라면 천만원을 갖다줬겠는가 말이다. 붕어찜 노하우 배우겠다고 천만원을 선뜻 쓸 생각을 나는 엄두도 못내겠다. 백만원이라면 몰라도! 이 책을 읽는 분 중에는 남의 이야기니까 ‘천만원 아니라 일억이라도 갖다줄 수 있지!’할 분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게 정말 하기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냉면 맛있는 집을 하겠다고 하면서 잘 하는 냉면집 주방장을 스카웃할 생각을 하는 냉면집 사장을 많이 봤다. 그런데 이 사장들 나중에 스카웃까지 한 주방장을 월급 몇푼 올려주는 게 아까워서 두어 달 쓰다가 짜른다. 자기네가 직접 그 맛을 내보겠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망한 집도 여럿 봤다. 주방장이 바뀌면 손님들은 금방 눈치챈다. 그러니 노하우를 배우는 데 천만원을 투자하겠다는 생각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야! 대단하네! 천만원을 줄 생각을 하고, 아깝지 않았어요?”
그랬더니 대답이 걸작이다. 요 대목을 주시하시라.
“아깝긴요, 천만원을 줬지만 몇 년 동안 2억원도 더 벌었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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