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한국형 직장상사 이것이 문제다.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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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안강희 저자
  • 00.10.28 13:39:52
  • 조회: 929
◈ 공사의 구분이 모호하다

일정한 간부의 위치에 올라서면 어느 정도 재량과 권한이 생긴다. 이렇게 재량의 여지가 있을 때 주변에서는 각종 개인적 관계를 통해 압력이 들어오게 된다. 종전 하급 직원의 자리에 있을 때에는 잘 알지 못하던 동창, 동향, 친척 등 소위 인적인 관계로 맺어진 사람들을 통한 부탁이 많이 들어온다. 물론 이런 사적인 부탁에 대하여 전혀 냉정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인정상 이를 전혀 외면할 수가 없다. 차츰 이렇게 영향을 받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사적인 관계에 치중하게 된다. 이것이 업무 관계에도 알게 모르게 영향을 미친다.
어느 경제부처의 L국장은 업무면에서 깐깐하고 원칙주의자로 정평이 나 있다. 그러나 L국장은 관록이 붙으면서 차츰 자신이 주위의 인적인 관계로부터 멀어지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다른 사람의 부탁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은 바꾸어 말하면 자신도 남에게 부탁할 수 없다는 뜻이다. 말하자면 자신의 대인 관계를 차츰 축소시켜온 것이다.
이와는 달리 대부분의 고위급 인사나 또는 기업체의 중역급 인사들은 상위직으로 갈수록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사적 영향력을 최대한 행사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잘 나가지 않던 동창회나 각종 모임에도 자주 나가고 또 자기를 찾아오는 사적인 손님들과의 유대 관계를 맺어나간다. 말하자면 업무를 통해 얻어진 힘을 사적인 면에서 행사하려는 것이다.
간부급에게는 판공비다, 정보비다 하는 명목으로 봉급 이외에 별도의 활동비 명목으로 경비가 나온다. 그런데 이런 경비는 엄밀하게는 공적인 활동에 쓰라는 돈이지 사적으로 쓰라는 돈은 아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돈이 쓰여지는 용도를 보면, 공적인 용도는 대부분은 사적인 용도이거나 아니면 공적인지 사적인지 그 용도가 모호하다. 그래서 영수증이라도 붙이라고 하면 사적인 친구들과 쓴 비용의 영수증을 공적으로 쓴 것인양 증빙서로 제출하기도 한다.
회사 차 등의 공용 차를 쓰는 양상 또한 그렇다. 엄밀히 공적인 볼일이 있을 때 쓰라고 있는 공용 차를 개인적인 취미 생활 따위에 이용한다. 즉 술 마시러 가는 데나 주말에 골프치러 가는 데까지 공용 차와 기사를 쓴다.
그런데 이런 양상에 대하여 아주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주위에서도 저 사람은 간부나 고위직이니 그 정도는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렇게 각 직장의 간부급 정도의 위치에 오른 사람들은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을 분명하게 구분하지 않는다. 물론 이들도 하급 직원이었던 시절에는 동전 한 푼까지 따지고 업무도 칼날처럼 공과사를 구분했을 것이다. 그러나 차츰 승진하면서 재량이 많아지고 부터는 사적인 면과 공적인 일을 혼동하는 때가 많아진다.
물론 요즈음은 기업체든 정부 기관이든 간에 감사도 엄하고 회계 처리도 분명한 까닭에 이런 면이 줄어들고 있으나 상사들의 의식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 이런 경향은 단순히 금전이나 물품을 쓰는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업무 처리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공적인지 아니면 사적인지 모를 모호한 판단이나 결정이 내려진다.
부하 직원들의 객관적인 시각에서는 그런 판단이나 결정에 대해 의구심이 들고, 자신들의 높은 정의감에 상처를 받는 것 같아 괴롭기조차 하다. 물론 도저히 눈감을 수 없는 비리에 대해서는 단호히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상사들이 돼 그런 경향이 있는지에 대해서 이해하면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대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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