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덕신 스님] 여행 예찬
  • 03.11.18 09: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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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영화 ‘스탠 바이 미’를 본 적이 있다. 그 영화는 네 명의 소년이 호기심과 모험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시체를 찾아 영웅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숲을 향해 여행을 떠나는 내용인데, 내가 오래도록 기억하는 부분은 이 영화의 끝 장면이다. 마지막 부분에 갖은 고생을 하고 만신창이가 되어 고향마을로 돌아온 아이들은 문득 예전에 자신이 뛰어 놀던 그 마을이 달라져 보인다는 것을 느낀다. 마치 학교를 졸업한 뒤 어린 시절 다녔던 모교를 찾을 때 작아진 책상과 의자를 보며 묘한 기분이 드는 것처럼….
생각해 보면 우리의 인생은 수많은 일상의 연속이다. 특별할 것도, 기대할 것도 없는 평범하고 익숙한 일상 속에서 우리는 감동을 느끼지 못한다. 사람이 아파 봐야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듯이, 모든 것이 당연하기만 한 삶 속에서는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종종 잊어버린다.
그래서 여행이 필요한 것이다. 여행은 자신과 자신의 삶을 다른 각도에서 볼 수 있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자신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던 일상에서 한 발만 벗어나면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세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높은 산 위에서 발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웅다웅 살아가던 내 일상이 얼마나 부질없고 초라한 일이었는지를 알게 된다. 더 넓게 생각하고 더 멀리 볼 수 있게 되는 힘이 생긴다.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동물들은 육체적 휴식만이 필요하지만 우리 인간에게는 정신적 휴식 또한 중요하다. 동물들은 피곤하면 몸만 쉬면 된다. 잠이 올 때는 깊은 잠을 자면 되고, 배가 고프면 맛있는 먹이로 배를 채우면 그만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몸을 쉬게 하는 것 이외에도 정신을 쉬게 해야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여행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인 것이다. 동물들도 때로는 무리 지어 여행을 떠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새로운 먹이를 구하기 위해서나 더 나은 서식지를 찾아 이동하는 것뿐이다. 아무런 목적 없이 정신적인 자유를 찾아 여행을 할 수 있는 동물은 우리 인간뿐이다.
최근 경기가 나빠져 모두가 살기 힘들다는 소리를 많이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좌절과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아무데도 걸림이 없는 자유로운 여행을 권하고 싶다. 흔히 여행하면 거창한 계획을 생각하지만 집을 떠나면 그것이 바로 여행이다. 여행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을 타고, 어디로 가느냐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여행하는가 이다. 분명 여행을 마치고 나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스탠 바이 미’에서 여행을 떠났던 네 명의 소년들이 마을로 되돌아 왔을 때 훌쩍 커버린 자신을 발견했던 것처럼 정신적으로 성숙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어쩌면 지금 풀리지 않는 문제의 해답도 찾게 될지 모른다. 현실은 달라진 것이 없지만 세상을 보는 나의 마음이 달라졌고, 그로 인해 나의 인생 모두가 달라질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또한 결국 모든 해답은 나에게 있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가을이 지나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자신을 위한 짧은 여행을 준비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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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사무엘(당시 3세)
최사무엘(당시 3세)
*성 별: 남
*상 의: 노랑색 스웨터
*하 의: 창바지
*신 발: 검정색 장화
*신체특징: 장애등급은 없으나 지능이 낮고 신체발달이 늦은 편임, 엄마 아빠 정도의 말만 할 수 있음
*발생일자: 2006년 1월 28일
*발생경위: 보호자가 화장실 간 사이 실종됨
*발생장소: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 애경백화점 3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