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덕신 스님] 가장 적게 소유하기
  • 03.10.16 09: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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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진 일화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떤 사람에게 십 년 넘도록 탄 자전거가 있었다. 그 자전거는 하도 낡아서 그 사람은 자전거를 집 앞에 아무렇게나 세워 두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사람에게 새 자전거가 하나 생겼다. 자전거는 반짝반짝 윤이 났고 그 사람은 자전거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하지만 예전처럼 자전거를 집 앞에 세워둘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 사람은 자전거를 안방에 두고 살았다.

소유란 어떤 물건을 가지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그 물건을 지키고 싶은 욕망을 갖는 것이다. 좋은 것을 소유하면 소유할수록 그 물건에 애정을 주면 줄수록, 혹시 다른 사람이 내 것을 가져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까지 가지게 된다. 그래서 소유는 우리의 삶을 거추장스럽고 번거롭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데는 꼭 필요한 몇 가지가 있게 마련이다. 밥도 먹어야 하고 잠도 자야 하고 옷도 입어야 하니 100% 무소유로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제는 필요 이상을 소유하는 것이다. 삶에 필요한 것 이상을 갖고 싶어하고 그것으로 인해 불안해지고 남을 미워하게 되니, 가진 것이 가지지 않는 것만 못한 형국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물건이 쏟아져 나오고 사람들은 새롭고 신기한 물건에 현혹되어 그것을 소유하기에 급급하다. 그것이 정말 우리 삶에 필요한 것인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적다. 우리 사회가 쓰레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것도 따지고 보면 무작정 소유하려는 사람들의 욕심 때문이다. 조금만 망가져도 금새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찾는 현대인의 성급함이 세상을 쓰레기 더미 속에 파묻히게 한다. 간혹 TV에서 아프리카 원시림에서 살아가는 원주민들의 삶을 볼 때가 있는데, 그들에게 쓰레기란 없다. 정말 최소한의 물건을 갖고 살아간다. 다 찌그러져 가는 냄비 하나로 온 식구가 밥을 해 먹고 스프를 만들고 대를 이어 물려 가며 쓴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며 밀림속에 적응해 가기 위해 그들은 생존에 필요한 것만을 소유하는데 익숙하다. 거기에 비하자면 우리들 삶에는 잡스러운 물건들이 너무 많다. 일요일마다 오가는 이삿짐 트럭의 크기가 점점 더 커지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지금 내가 가진 물건이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라 짐이 되어 간다면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니체는 ‘알맞은 정도를 소유하는 것은 인간을 자유롭게 하지만 도를 넘으면 소유가 주인이 되고 소유하는 자가 노예가 된다’고 하였다. 지금 우리들의 모습이 소유의 노예같은 모습이 아닐까 싶다. 평생을 오로지 갖는 일, 즉 소유하는 일에만 매달려 산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버릴 수 없다면 느낄 수 없다. 돌아가신 성철 스님께서는 열반 후 단 한 벌의 누더기만을 남기셨다. 평생 한국 불교의 정신적 지도자로 살아오신 스님의 행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초라한 유품이었다. 하지만 다 떨어진 누더기 한 벌을 통해 우리는 스님께서 소유하는 대신 정신적 자유를 얻고 싶어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스님께서는 가지는 일이 번거롭고 짐이 된다는 것을 아셨다. 비록 지금 우리가 모든 것을 버리고 살아갈 수는 없다고 해도 적어도 물건의 노예로, 소유의 노예로 살아가서는 안될 것이다. 만약 우리가 물건을 소유하는 것에서 행복을 찾지 말고 정신적 자유에서 기쁨을 누릴 수 있다면 세상이 조금은 넉넉해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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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민(당시 4세)
유채민(당시 4세)
*성 별: 남
*상 의: 청색 티셔츠
*하 의: 흰색 반바지
*신체특징: 아토피성 피부로 피부 건조함
*발생일자: 2003년 8월 1일
*발생경위: 해수욕장 갔다가 없어짐
*발생장소: 부산광역시 수영구 광안리 해수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