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부권] 드넓은 자왈과 곶 한가운데에서 가시나무새가 되어 날아보자 ‘바농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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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양영태 객원기자
  • 19.08.02 08: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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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이어지는 비 날씨와 산간의 안개주의보는 오름을 오르는 오름꾼에게는 산행할 오름 선택의 어려움을 가져다준다. 제주시를 출발할 때의 날씨와 평화로나 번영로에 들어설 때의 날씨가 다르고, 서귀포 방향으로 접어들었을 때의 날씨 또한 달라진다. 어떤 날은 중산간도로로 제주도를 한 바퀴 돌아도 맑은 곳을 찾기 어려운 날도 있다. 그렇게 한 바퀴를 돌아 찾아간 오름이 바농오름이다.

 

 

 

자왈이란 나무와 덩굴 따위가 마구 엉클어져서 수풀같이 어수선하게 된 곳 즉, 덤불을 일컫는 제주어이다. 또한 이란 산 밑의 숲이 우거진 곳을 말한다. 조천읍 교래리 산108번지에 있는 해발 552.1m, 높이가 142m인 바농오름은 오름 주변에 곶자왈이 넓게 분포하는데 이곳에는 특히 가시나무숲이 많아 그 가시나무의 가시가 바늘과 같은 모양이라 바농('바늘'의 제주방언)오름이라고 부른다고 알려져 있다. 오늘은 바농오름에서 가시나무새가 되어 본다.

 

 

 

 

바농오름은 탐방로가 잘 만들어져 있어 산행의 어려움은 없다. 오름 동쪽 삼나무 조림지를 시작으로 정상으로 향하는 1코스 300여 미터 길과 정상 분화구를 한바퀴 도는 2코스 580여 미터 길 그리고 분화구에서 서쪽 능선을 거쳐 다시 출발지로 돌아오는 1.9킬로미터의 3코스가 만들어져 있다. 삼나무 조림지를 가로지르는 탐방로를 따라 수직으로 오르면 오름의 정상에 쉽게 오를 수 있다. 다만 비고 142m를 수직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몇 번의 쉼이 필요하다. 바농오름은 산체가 크고 넓어 탐방의 묘미를 느낄 수 있고, 정상에서의 조망권 또한 뛰어난 곳이다. 정상의 전망대에 서면 한라산을 비롯하여 바닷가까지 제주도 동북부의 모든 곳을 볼 수 있다.

 

 

바농오름은 산 정상부에 원형의 화구가 있고, 산상 화구의 서쪽 능선 조금 내려간 곳에 북동쪽으로 벌어진 말굽형 화구를 동시에 지닌 쌍둥이형 복합화산체이다. 말굽형 화구에는 아담하게 자리 잡은 상록활엽수림대가 눈길을 끈다. 오름 주변에는 찔레, 청미래덩굴, 상산, 보리수나무 등이 우거져 있고, 화구 안에는 예전에는 비교적 너른 풀밭으로 개간의 흔적도 있었으나 지금은 해송, 쥐똥나무, 찔레나무, 청미래덩굴, 윤노리나무 등 온갖 잡목들이 어우러져 발 디딜 틈이 없다.

 

 

말굽형 화구는 북동향으로 얕게 벌어진 것으로 보아, 처음엔 원형 화구였던 것이 용암의 유출로 화구륜이 파괴되어 말굽형을 이룬 것으로 추측된다. 오름의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와 전망대가 새로이 만들어져 있는데, 전망대는 아마 키 큰 서양인을 위해 만들어 놓은 것 같다. 전망대에 서면 목재 울타리가 내 가슴보다 높다. 주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목재 울타리가 배경이 된다. 내 키가 작은 것이 아니라 탐방객의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바농오름 정상에서는 한라산 쪽으로 일직선상의 화산구조선상에 배열된 기생화산군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한라산을 정점으로 하여 동북쪽 화산 산록에서는 뚜렷한 화산구조선을 관찰할 수 있으며, 이것은 또한 3개의 가지로 뻗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라산에서 부터의 주된 구조선은 흙붉은오름, 어후오름, 불칸디오름, 쌀손장오리, 물장오리, 테역장오리, 성진이오름, 개오리오름, 거친오름을 거쳐서 노리손이, 칡오름, 고냉이술로 이어지는 선상배열이고, 또 하나는 개오리오름과 빗대어 늘어선 일직선상의 배열로서 절물오름, 민오름, 큰지그리, 족은지그리, 바농오름으로 이어지는 구조선이다. 어후오름과 물장오리 사이에서 옆으로 뻗어내린 넙거리, 궤펜이, 물찻, 말찻, 붉은오름으로 이어지는 선을 또한 관찰할 수 있다.

 

 

또한 특이한 것은 민오름과 큰지그리오름, 족은지그리오름, 바농오름까지 네 개의 오름은 아주 가까이 직선상으로 늘어서 있지만 말굽형으로 벌어진 분화구의 방향은 모두 제각각이다. 민오름이 북동향이고 큰지그리와 족은지그리는 각각 남서, 남동향으로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바농오름은 북쪽을 향하고 있다. 용암분출 당시의 화구 위치와 경사에 따라 각기 다른 분화구의 방향이 결정된 것이리라 추측한다. 바농오름 남쪽 곶자왈지대에는 제주돌문화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교래자연휴양림과 휴양림야영장이 있어 도민들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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