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태크/금융]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그놈’이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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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자료제공 : 뉴시스 [http://www.newsis.com]
  • 16.08.03 15:35:58
  • 조회: 768

 


'**은행입니다. 고객님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보안승급바랍니다. www.**sncard.com' 
몇해전 유행하던 피싱 수법이다. 그놈들은 이 수법으로 무작위 피해자들의 계좌정보 및 비밀번호 등을 확보, 돈을 빼내갔다. 워낙 많이 알려져서 이제는 문자를 받는 사람들 조차 '또 피싱이구먼…'이라며 무시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기도 한다. 
최근엔 이 같은 수법이 한 발 더 진화했다. 
단순한 방식으론 사람들이 더 이상 속아넘어가지 않자 그놈들은 여기에 짝퉁을 출연시켜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경찰청 사이버수사대' 등등 신뢰도가 높은 기관들의 모습으로 변장, 개인정보를 끌어모으고 있다. 
◇'피해자->인터넷 상거래 1, 2, 3->먹이 회수'… 3쿠션 수법이 동원된다 
온라인직거래 사이트에서 문화상품권을 판매하는 L씨(27). 
'비대면 거래(얼굴을 마주치지 않고 하는 거래)'라는 인터넷 사업의 특성상 조심 또 조심하던 L씨는 어느 날 자신도 모르게 금융사기의 숙주인 '대포통장 명의인'이 됐다. 
"정상적인 거래였습니다. 판매대금이 입금됐고, 매입자 이름과 아이디, 그동안의 거래 내역 등 일상적인 체크포인트를 점검했습니다. 확인할 것을 다 확인하고 상품권을 이용할 수 있는 pin 번호를 알려줬습니다."(L씨) 
L씨가 문제의 상품권 거래를 성사시킨 그날. 일상업무로 바쁘게 지내던 K씨는 뒤늦게 자신의 계좌에서 L씨의 계좌로 돈이 이체된 사실을 발견한다. 
"깜짝 놀랐습니다. 혹시 식구들이 인터넷 구매를 했는지, 내가 기억 못하는 뭐가 있는지. 일단 거래 은행에 연락해 불법 자금이체가 이뤄진 것 같다고 신고했지요. 거래 계좌를 지급정지시켰습니다."(K씨) 
L씨와 K씨, 두 사람은 어떻게 연결된 것인가. 
◇잘 짜여진 대본… 사건의 재구성 
<온라인직거래업자 L씨> 
지난달초 '온라인 상품권 10만원권 10매를 91만원에 판매합니다'라는 글을 인터넷 거래사이트의 장터게시판에 게시했다. 그날 오후 9시께 아이디 C*****로부터 상품권 구매 쪽지가 날라왔다. 판매대금을 입금받을 계좌번호를 회신했고, 몇 분뒤 해당 계좌에 '김XX'의 명의로 판매대금이 입금됐다. 
다음 날 은행으로부터 전기통신금융사기와 관련해 상품권 판매대금이 입금된 계좌가 지급정지 됐다는 연락이 왔다. 
'사기에 연루된 적이 없는데 계좌가 왜 지급정지됐느냐'고 묻는다. 
"고객님 계좌로 입금된 상품권 판매대금은 사기범이 제3자(K씨)의 금융거래 정보를 빼내 송금한 자금입니다." (은행측) 
<피해자 K씨> 
갑자기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갔다. 은행에 '자금 무단 이체'를 신고했다. L씨와의 거래가 없었다는 점을 확인한 은행이 L씨 계좌를 지급정지시켰다. 
앞서 K씨는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감지됐으니 보안승급을 하라'는 휴대폰 메시지를 받았다. 메시지가 안내해준 '거래은행 사이트'에 접속, 보안승급을 위한 요구사항을 처리했다. 그가 보안승급을 위해 처리한 내용은 자신의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등등. 
<그놈들> 
마구 뿌린 '보안승급' 메시지에 K씨가 걸렸다. 미리 확보한 온라인 직거래 사이트에 접속, 가장 손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상품권(L씨 소유)을 K씨 명의로 매입했다. K씨 계좌에서 L씨에게로 돈을 이체하자 곧 상품권이 입수됐다. 조용히 퇴장하면 끝. 
'그놈'들의 수법에 걸려 K씨는 돈을 잃었다. 온라인 직거래업자 L씨는 졸지에 계좌가 지급정지됐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금융감독당국이 대포통장과 보이스피싱 등 금융범죄와의 전쟁에 나섰지만 '그놈들의 수법'은 날로 지능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접근수법 자체가 보다 세분화해 ▲청년층을 겨냥, 구직사이트를 이용해 취업 사기를 벌이고 ▲서민과 중장년층을 상대로는 저금리로 돈을 빌려주겠다며 유인한다. 
사회적 관심이나 현안을 적극 활용하기도 한다. 메르스(중동호흡기중후군)가 한창 기승을 부린 지난해에는 ▲메르스 피해 지원금을 신청하란 식의 문자 메시지가 발송되기도 했다. 
각종 규제나 정책에도 민감하다. 정부가 대포통장을 근절하기 위해 개인 통장 개설을 까다롭게 하자 유령법인을 통한 대포통장 개설로 대응했다. 
고전적이면서도 대표적인 수법인 금융회사·검찰 사칭은 보다 대범해졌다. 금융소비자의 대처 능력이 나아지자 해당 기관의 직원으로 믿게 하기 위해 재직증명서를 위조하거나 공식 홈페이지를 악용하는 사례도 잡혔다. 
대포통장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자 '인터넷 아이디'에서 출발, 몇 단계의 장치를 거쳐 숙주를 만들거나 먹잇감을 사냥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사기와 방지대책은 창과 방패의 관계로 금융당국의 새로운 대책이 마련될 때마다 사기범은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며 신종 수법을 개발한다"며 "어떠한 형태로 진화하더라도 금융소비자가 대처할 수 있도록 교육·홍보 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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